
남해 가천다랭이마을, 108층 계단식 논과 노란 유채꽃 명소
봄기운이 남쪽 바다 끝자락에 살포시 다다르면 경상남도 남해군 남면 남면로 702에 자리한 다랭이마을의 가파른 비탈길도 환한 빛으로 젖어 듭니다. 도심 속 일상에서는 좀처럼 그려보기 힘든 이 특별한 풍경은 마음을 따뜻하게 두드립니다. 평균 경사 45도에 달하는 절벽 같은 산비탈이 푸른 바다를 향해 층층이 내려앉고, 108개의 곡선 계단이 아득한 수평선과 마주하는 장관은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보게 만듭니다. 바다에서 시작되어 남해의 응봉산과 설흘산을 향해 위로 쭉 이어지는 좁고 긴 논들은 계절마다 깊은 울림을 전해 줍니다.
이곳은 오래전 선조들이 농토를 한 뼘이라도 더 넓히고자 산비탈을 깎고 묵묵히 석축을 쌓아 올려 만든 계단식 다랭이 논입니다. 조선시대부터 돌을 정성스레 쌓고 흙을 얹어 일군 이 특별한 터전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5년 국가 명승 제15호로 지정되었습니다. 공식 명칭인 '남해 가천 다랭이마을 다랑이논'이라는 이름 속에는 수백 년에 걸친 생존과 땀방울이 고스란히 들어차 있습니다. 오늘도 해풍을 맞으며 살아 숨 쉬는 680여 필지의 논밭은 지나온 시간의 묵직함과 자연의 순리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들쭉날쭉 제 멋대로 생겨난 논들이지만 그 사이사이로 산뜻한 산책로와 전망대가 정성스레 마련되어 있어 누구나 편안하게 걸으며 마을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4월이 찾아오면 가천의 산비탈은 노란 유채꽃으로 가득 물들고 green 마늘이 함께 자라나며 능선 위의 분홍빛 진달래와 어우러집니다. 다랭이의 명물로 꼽히는 암수바위와 밥무덤, 구름다리, 그리고 파도가 밀려오는 몽돌해변을 천천히 돌아보다 보면 논과 바다와 꽃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가장 빛나는 계절의 순간을 만나게 됩니다.
경상남도 남해군 남면 남면로 679번길 21(홍현리)에 위치한 다랭이마을은 입장료가 따로 없어 누구나 부담 없이 찾아와 산책을 즐기기 좋습니다. 마을 내에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차를 이용해 방문하기에도 편리합니다. 다만 이용시간과 휴무일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미리 전화로 확인하고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문의가 있으신 분은 055-862-3427로 연락하시면 관련 안내를 받으실 수 있으니 참고하셔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길을 걸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