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석사(경산), 밤골로 알려진 원효의 탄생지
경상북도 경산시 자인면 북사안길 18에 위치한 제석사는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태어난 소중한 자리에 자리 잡은 사찰입니다. 원효대사는 통불교를 제창하며 민중 속에 불교를 보급한 인물로, 한국의 고대사와 철학사, 사상사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의 독창적인 지식체계는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전 세계적으로 꾸준하게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고즈넉한 풍경이 이어지는 조용한 길을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오랜 역사와 사상이 은은하게 숨 쉬고 있는 아름다운 제석사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는 아주 신비롭고 따뜻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원효의 어머니인 조 씨 부인은 유성이 품으로 안기는 태몽을 꾸고 그를 잉태하였습니다. 만삭이 되었을 때 불 지른 북쪽 율곡의 밤나무 아래를 지나던 중 홀연히 산기를 느끼게 되었고, 남편의 옷을 밤나무에 걸어 남다른 산실을 마련하여 해산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하늘에서는 오색구름이 내려와 아늑하게 땅을 덮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그 밤나무를 사라수라 불렀으며, 열매의 크기와 굵기가 남달라 사라울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훗날 원효는 자신이 태어난 그 밤나무 옆에 절을 지어 사라사라 이름 붙였습니다. 밤골로 알려진 이 탄생지를 걸어보며 따스한 햇살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없이 평온해집니다.
신라시대에 지어졌던 사라사는 세월이 흘러 폐사되었으나, 약 400여 년 전 밭을 갈던 농부가 불상과 탑신을 발견하면서 사찰을 복원했다는 설화가 전해집니다. 현재 제석사 마당과 경내를 둘러보면 신라 말기의 것으로 보이는 석조좌불과 부서진 탑신, 석등 연화대석 등이 차분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 세월의 흔적들은 옛 사라사의 후신이 바로 제석사임을 조용히 짐작하게 해줍니다. 돌로 만든 유물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사색에 잠기면, 과거와 현재가 부드럽게 이어지는 듯한 감상에 젖어들게 됩니다.
제석사에서는 원효대사의 탄생일인 음력 5월 4일이 되면 매년 정성스럽게 다례제를 올립니다. 더불어 원효와 설총, 일연 두 성현의 삶과 사상을 깊이 조명하는 삼성현 문화축제를 개최하여 뜻깊은 시간을 마련합니다. 또한 음력 5월 5일 단오절에는 경산시에서 주최하는 경산자인단오제에도 참여하여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소박하고 온화한 사찰의 분위기 속에서 고요히 걸음을 옮기며 역사와 문화의 향기를 만끽하고 싶은 분들에게 경산 제석사는 마음의 평안을 선물하는 참으로 따뜻하고 다정한 여행지가 되어줍니다.
경상북도 경산시 자인면 북사안길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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