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나무골성지,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를 피해 모여든 신자들이 살았던 교우촌
경상북도 칠곡군 지천면 칠곡대로 2189-22에 위치한 신나무골성지는 마음의 평온을 느끼며 조용히 걸어보기 좋은 장소입니다. 이곳은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를 피해 모여든 신자들이 살았던 교우촌으로 깊은 역사적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1873년 병인박해가 끝나고 흩어졌던 천주교 신자들과 새로 입교한 신자들이 신나무골에 모여 따뜻한 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 이후 1886년 한불조약으로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면서 김보록(Achille Paul Robert) 신부는 이곳 신나무골을 거점으로 삼아 활발한 포교활동을 펼쳤습니다. 고요하고 아늑한 성지 안을 거닐다 보면 옛 신자들의 삶과 서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합니다.
성지 내부를 살펴보다 보면 아담하고 예스러운 멋을 지닌 신나무골 성당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신나무골 성당은 천주교 박해 후 남쪽에 최초로 설립된 성당이라는 뜻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성당 건물은 김보록 신부가 대구 계산동에 처음 지었던 십자가형 한옥성당을 2018년에 재현한 것입니다. 원래의 십자가형 한옥성당은 1901년 지진으로 인한 화재로 소실되었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 이곳에 다시 재현되어 고즈넉한 풍경을 더해줍니다. 한옥 특유의 정갈한 기와지붕과 나무 기둥을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멈추고 마음이 한결 차분해집니다.
성지 한쪽에는 순교자의 숭고한 영혼이 숨 쉬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깊은 울림을 줍니다. 신나무골에 피난 와 살다가 다시 한티로 피신하였지만 포졸들에게 체포되어 아들 배도령(스테파노)과 함께 순교한 이선이(엘리사벳)의 묘가 이곳에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선이의 묘는 1984년 한국 천주교회 창립 200주년 행사 때 한티에서 이곳으로 이장되었습니다. 이후 한국 천주교회 순례지로 지정되어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기도와 묵상을 위해 이곳을 찾아오고 있습니다. 묘역 주변으로 흘러드는 바람과 조용한 분위기는 순례객들에게 깊은 생각과 위로를 안겨줍니다.
또한 신나무골성지는 아름다운 길을 따라 걷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한티가는길 중 2구간인 '비우는 길(9.5㎞)'이 시작되는 곳으로 천주교 성지순례뿐만 아니라 트레킹을 즐기고자 하는 많은 방문객이 찾고 있습니다. 조용히 길을 걸으며 마음속 소란함을 내려놓고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기에 참 좋습니다.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054-974-3217로 문의하시면 안내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신나무골성지에서 소박하고 따뜻한 산책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경상북도 칠곡군 지천면 칠곡대로 218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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