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월정원림, 달을 맞이하는 정자와 주변의 백일홍과 노송 숲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장성군 황룡면 요월정로 84-5에 위치한 요월정원림은 오랜 세월의 시간을 품고 조용히 자리 잡고 있는 고즈넉한 공간입니다. '달을 맞이한다'는 어여쁜 의미를 담고 있는 요월정은 명종 20년인 1565년, 공조 좌랑을 지낸 김영우 선생님이 관직에서 물러난 뒤 은거하며 머물던 곳입니다. 이후 1811년에 1차로 중건되었고, 1925년에는 후손 김계두 님에 의해 다시 중건되어 오늘날까지 그 온화한 기품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산수와 벗하며 풍류를 즐기고자 요월정을 짓고 백일홍 나무와 노송숲을 다정하게 조성했던 그 옛날의 마음이 숲길 곳곳에 여전히 깃들어 있습니다. 당대의 명사였던 하서 김인후, 고봉 기대승, 송천 양응정 선생님 등 여러 시인묵객들이 이곳에 모여 시를 읊고 쉼을 누렸던 풍경을 떠올리면 마음이 한층 아늑해집니다.
이곳 요월정원림은 100여 그루의 백일홍 나무와 푸른 노송들이 빽빽하게 둘러싸여 있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수려하고 감탄스러운 경치를 선사합니다. 정자에 오르면 잔잔하게 흐르는 황룡강과 마주하게 되며, 강 건너편에 아늑하게 자리한 옥녀봉과 도란도란 눈을 맞추게 됩니다. 정자 아래쪽으로는 막힘없이 탁 트인 들판의 풍광이 넓게 펼쳐져 있어 가슴 속까지 시원하고 그윽한 운치를 전해줍니다. 특히 백일홍 꽃들이 활짝 개화하는 7월에서 9월쯤이 되면 원림 전체가 붉고 화사하게 물들어 마치 한 폭의 아름다운 수묵화 같은 절경을 이루곤 합니다. 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자연의 빛깔을 바라보며 천천히 숲을 걷다 보면 일상의 긴장이 부드럽게 풀어지는 온화한 기분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만나는 '원림'이라는 단어에는 옛 선조들의 깊고 기품 있는 조경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원림은 사람의 손길을 억지로 더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숲을 의미하며, 옛사람들은 그 자연의 품 안에 작은 정자를 세우고 나무와 꽃을 조화롭게 심어 자연 본연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려 가꾸었습니다. 이는 인공적으로 다듬고 조형하는 일본의 정원 양식과 대비되는 조선의 독창적이고 소박한 기본 조경 개념입니다. 인위적인 장식을 비우고 자연이 스스로 그러하듯 지켜낸 공간이기에, 요월정원림을 거니는 길은 더욱 자연스럽고 따뜻한 위로를 안겨줍니다.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 소리와 우거진 노송의 솔향기를 들으며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깊이 정화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푸른 노송의 기품과 붉은 백일홍의 다정한 빛깔, 그리고 황룡강의 조용한 흐름이 어우러진 요월정원림은 바쁜 현대의 삶에서 벗어나 조용히 숨을 고르고 싶을 때 방문하기에 참 좋은 곳입니다. 정자에 가만히 앉아 강물을 바라보고, 아늑한 들판과 산봉우리를 감상하며 옛 선비들이 누렸던 담백한 풍류와 정취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조용히 스며드는 햇살과 울창한 숲이 만들어내는 그늘 아래서 걷는 즐거움을 누리다 보면 자연이 주는 고마운 선물에 마음이 풍성해집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장성군 황룡면 요월정로 84-5
주소 복사장성군청 문화교육과 061-390-8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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