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피안사(철원), 신라 도선국사가 창건한 국보를 보유한 사찰
바람이 산자락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 동송읍 도피동길 23으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이곳에는 통일신라 경문왕 5년인 865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호젓한 사찰, 도피안사가 자리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으로 묶여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쉽게 닿지 못했지만, 현재는 누구나 자유롭게 찾아와 조용히 거닐 수 있는 따뜻한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연꽃이 물에 떠 있는 듯 연약한 형상을 한 화개산 품에 조용히 안겨 있는 이 도량은, 산세의 약점을 석탑과 철불로 보완하여 나라의 내실을 다지고 외세의 침략에 대비하고자 했던 도선국사의 깊은 뜻이 담긴 비보국찰 중 하나입니다. 고요한 산사 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마음속 무거운 짐들도 어느새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됩니다.
도피안사라는 이름 뒤에는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신비롭고 따스한 유래가 전해 내려옵니다. 도선국사가 높이 91cm의 철조비로사나불좌상을 만들어 철원읍 안양사에 봉안하기 위해 승려들과 길을 떠났을 때의 일입니다. 가던 길에 잠시 쉬어가던 중 불상이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고, 부근 일대를 한참 찾아 헤맨 끝에 마침내 현 위치에서 그 불상을 다시 발견하게 되었어요. 그리하여 불상이 스스로 찾아든 바로 그 자리에 조그마한 암자를 지어 모셨습니다. 깨달음의 영원한 안식처인 피안에 드디어 이르렀다는 의미를 담아 절의 이름을 도피안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해요. 천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사찰을 감싸고 흐르는 이러한 이야기는 거니는 이의 마음을 더욱 신비롭고 아늑하게 만들어 줍니다.
사찰 마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보물이 있습니다. 바로 사찰 창건 당시에 함께 세워진 높이 4.1m의 삼 층 석탑입니다. 화강암 재료로 묵직하게 조성된 이 석탑은 1963년 보물 제112호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았어요. 돋보이는 탑신부의 각 면에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문양이 섬세하게 새겨져 있으며, 탑의 꼭대기 부분에는 아기자기하고 어여쁜 연꽃 봉오리 모양의 장식이 올라가 있어 단아한 멋을 더해줍니다. 오랜 세월 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서 있는 석탑 둘레를 조용히 돌며 걷다 보면, 돌에 새겨진 오랜 숨결과 세월의 깊이가 가슴속으로 잔잔하게 전해져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더불어 절 내부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철조 불상이자 국보로 지정된 철조비로사나불좌상이 대적광전에 온화한 모습으로 모셔져 있어요. 그 밖에도 사찰의 종을 단정하게 매달아 두었던 종루각과 천 개의 아담한 불상들을 정성스럽게 모셔놓은 천불전 등 다양한 불교 관련 건물들이 고즈넉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고요함이 흐르는 전각 사이를 천천히 거닐며 나무와 기와에 스며든 세월을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고통 없는 피안의 세계에 도달한 듯한 편안함과 마주하게 됩니다. 철원 도피안사에 관한 궁금한 사항은 전화 033-455-2471로 문의하실 수 있으니, 고요한 평온이 필요한 날 정갈한 마음으로 도피안사의 정취를 만나보세요.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 동송읍 도피동길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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