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화 고려산, 붉은 진달래 물결이 장관을 이루는 봄 산행 명소
봄의 따스한 기운이 찾아오면 들판과 산자락에는 은은한 계절의 소리가 퍼져나갑니다. 아직 차가운 바람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4월 초가 되면 강화도의 푸른 능선이 조금씩 분홍빛으로 일제히 물들기 시작해요. 멀리서 바라보면 산 전체가 마치 연분홍 물감을 살포시 뒤집어쓴 것처럼 고운 자태를 드러내고, 가깝게 다가서면 흐드러지게 피어난 진달래 무리가 봄 햇살 아래에서 눈부시게 빛납니다. 산불 방지를 위해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입산이 통제되지만, 진달래가 개화하는 4월 중 단 9일간만 빗장이 풀려 이 아름다운 풍경을 직접 마주할 수 있습니다. 정상 부근까지 넓게 뻗은 광활한 진달래 군락은 한 계절에 단 한 번만 허락되는 특별하고 소중한 장관을 우리에게 선물합니다.
인천광역시 강화군에 자리한 고려산은 해발 436m의 산으로, 깊은 역사와 다채로운 전설을 함께 품고 있는 유서 깊은 트레킹 명소입니다. 옛날에는 오련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며, 고구려 장수왕 4년인 416년에 천축국 스님이 이곳에 올라 다섯 색깔의 연꽃이 피어있는 오련지를 발견했다는 신비로운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와요. 스님이 다섯 송이의 연꽃을 하늘로 날려 그 연꽃들이 떨어진 자리에 절을 세웠는데, 적, 백, 청, 황, 흑색의 연꽃이 떨어진 곳에 각각 적련사, 백련사, 청련사, 황련사, 흑련사를 창건했다고 합니다. 오랜 시간을 견뎌낸 천년 사찰과 고려시대 보물 불상이 등산로 곁에 수줍게 자리하고 있어, 고즈넉한 사찰의 온기를 느끼며 걸음을 옮기기에 참 좋습니다.
고려산은 산자락 곳곳에 아늑하고 깊은 역사의 흔적들을 간직하고 있어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과거로의 감성적인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산 인근에는 무려 130여 기의 고인돌이 조용히 자리 잡고 있어 오랜 세월의 숨결을 선명하게 느끼게 해줍니다. 또한 고려산 북편에 위치한 시루미산은 고구려의 인물인 연개소문이 출생한 곳으로 알려져 있어 더욱 깊은 운치를 더해줍니다. 소박한 흙길과 나무 사이를 천천히 걸어 오르다 보면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전설들이 등산로를 따라 정겹게 이어지고, 마음을 평온하게 감싸주는 사찰의 풍경이 지친 일상에 따뜻한 위로와 다정한 안식처를 내어줍니다.
이 아름다운 고려산의 주소는 인천광역시 강화군 내가면 고천리 산131-1 일대이며, 안내 관련 문의는 강화군 강화읍 고비고개로 188 국화리마을회관 일대에 마련된 연락처 032-930-3515 번호로 하실 수 있습니다. 별도의 입장료는 무료로 운영되어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고, 차량을 이용하시는 분들을 위해 주차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어요. 이용 시간은 상시 개방이며 휴무일 없이 연중무휴로 운영되므로 언제든 편안한 마음으로 들러보실 수 있습니다. 사계절 중에서도 오직 봄날의 열흘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만 빗장을 열어주는 고려산의 고운 진달래 능선을 따라 걸으며, 가슴 속 깊이 남을 따스하고 다정한 봄날의 추억을 가득 채워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