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곡서당, 유학자인 전백영을 추모하여 후손이 건립한 재실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 가창동로 219-5에 자리한 박곡서당은 고즈넉한 풍경 속에서 지나간 시간의 이야기를 아늑하게 담아내고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이곳은 조선 태종 때 경상도, 경기도, 풍해도 '황해도' 관찰사와 예조판서를 역임한 전백영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후손들이 건립한 재실이자 서당으로, 상원리 박실의 정겨운 분위기 속에 살포시 들어서 있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한적한 길을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기다 보면, 담장 너머로 전해지는 옛 학자의 숨결과 유학자의 그윽한 기운을 자연스럽게 느껴볼 수 있습니다. 마음이 조용히 정돈되는 듯한 따스함이 가득하여 천천히 둘러보며 산책하기에 참 좋은 곳입니다.
박곡서당은 지금의 자리에 안착하기까지 깊고 다채로운 역사적 유래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본래 이 재실은 내상원[안상원] 선생 묘소 곁에 자리를 잡고 있었으나, 1871년 서원철폐령으로 인근 행정리의 한천서원이 헐리게 되자 그 재목을 가져와 1872년경 안박실에 있는 정부인 인천이씨 묘소 옆에 다시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이후 안타깝게도 화재가 일어났고, 이에 후손들은 선생 묘소와 정부인 묘소 사이이자 후손들이 많이 세거하는 지금의 공간으로 터를 옮겨 다시 재실을 세웠습니다. 이때 묘소와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어 재가 아닌 박곡서당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이후 1964년에 건물을 중건하고 1984년 7월에는 담장 바깥에 문평공 신도비를 세워 오늘날의 기품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서당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차분한 나무 향과 함께 예스러운 건축물들이 눈앞에 정갈하게 펼쳐집니다. 박곡서당의 강당인 숭정당은 정면 5칸, 측면 1.5칸 크기의 홑처마 팔작지붕 건물로 이루어져 있어 다정한 고풍스러움을 자아냅니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좌측에서부터 2칸의 아늑한 방, 2칸의 시원한 대청, 그리고 1칸의 방이 조화롭게 이어져 있습니다. 서당의 대문은 앙지문이라 불리는 3칸 솟을대문으로, 가운데 한 칸만 문으로 쓰이고 좌우 각 한 칸은 행랑으로 구성되어 있어 독특한 멋을 더해줍니다. 또한 동쪽으로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문평공 종택인 옥산고택이 함께 자리하고 있어, 담장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시간이 머물러 있는 듯한 기분 좋은 정취에 깊이 빠져들게 됩니다.
마음의 휴식이 필요할 때 잔잔한 고즈넉함을 품은 박곡서당으로 가벼운 걸음걸이를 옮겨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이곳은 편안한 주차가 가능하여 차량으로 찾아오시기에도 좋으며, 내부를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으시다면 방문 시 사전에 미리 문의하고 찾아오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이용 및 기타 자세한 문의는 053-668-3164 번호로 안내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계절의 변화를 마주하며 단정한 고택 사이를 천천히 걸어보고, 옛것이 주는 따뜻한 온기와 여유로운 시간을 온전히 누려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