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주 희방사, 해발 850m 고지에서 만나는 계곡 트레킹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 수철리에 자리한 희방사는 소백산의 푸른 자락이 품고 있는 고즈넉한 사찰입니다. 숲이 먼저 문을 열어주듯 이곳으로 들어서는 길에는 마음을 다스려주는 시원한 물줄기 소리가 반갑게 찾아옵니다. 소백산의 공기는 평지와 그 결부터 달라서 찬 기운이 살갗에 먼저 차분하게 닿고, 그 위로 맑은 새소리가 겹쳐지며 금세 일상의 소란스러움과 멀어지게 됩니다. 자연이 선물하는 차분함 속에서 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마음까지 하얗게 씻겨 나가는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주차장에서 천천히 걸음을 떼면 30분 안에 폭포 소리가 쏟아지는 아름다운 계곡 한가운데에 서게 됩니다. 절 입구는 자연림이 우거져 시원한 그늘을 만들며 햇빛을 가려주어 가벼운 트레킹을 즐기며 걷기에 무척 좋습니다. 희방사로 오르는 길에 만나는 희방폭포는 높이 28m로 내륙지방 최고의 폭포이자 소백산에서 가장 큰 낙차를 자랑합니다. 바위를 타고 내리는 웅장한 물줄기와 시원한 계곡길이 어우러진 서늘한 물길은 지친 몸과 마음을 다정하게 감싸 안아 줍니다.
해발 850m에 위치한 희방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인 643년에 두운대사가 세운 뜻깊은 천년 고찰입니다. 이 깊은 골짜기 안에는 오랜 세월을 간직한 사찰과 시원한 폭포, 그리고 짙은 원시림이 하나로 모여 고요한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과거 월인석보 1,2권의 판목을 보존하고 있었으나 6·25 때 절과 함께 불타는 아픔을 겪었고, 얼마 전에 소중한 책판이 다시 나오기도 했습니다. 깊은 역사와 사연을 간직한 사찰 주변을 느리게 걸으며 옛 숨결을 느껴보는 시간은 참으로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희방역에서 동북쪽으로 4㎞ 정도 떨어진 소백산 기슭에 자리한 이곳은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어 언제든 찾아갈 수 있습니다. 입장료와 주차 요금은 모두 무료이며, 문의 사항이 있을 때는 054-638-2400으로 연락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소백산의 서늘한 기운과 울창한 숲, 웅장한 폭포 소리가 함께하는 희방사에서 자연이 주는 평온함을 느끼며 느긋하게 걸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신라 시대에 뿌리를 둔 고요한 숲길을 천천히 거닐다 보면 온전한 휴식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입니다.